주식투자자는 저마다 다른 리그에서 뛰고 있다. 당신의 리그는?

세상에는 많은 스포츠가 있다.
야구, 농구, 축구 등 사람들의 뜨거운 팬심을 불러일으키는 스포츠들이 전세계적으로 매년 많은 스타와 뉴스를 만든다. 스포츠 스타들은 해마다 높은 금액의 연봉을 받고, 실력이 뛰어난 스포츠 스타는 한국보다 더 큰 시장에 진출해서 더 많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팬들이 주는 관심과 팬들이 자신의 취미를 위해 기꺼이 지불하는 돈에 비례한다.
주식시장도 똑같은 원리로 돌아가고 있다. 다만 주식시장에 있어서 투자자는 한 명의 선수이다. 이제까지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자신이 스포츠팬인 것처럼 투자하고 있어서 자신이 선수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내가 지금 어떤 리그에서 뛰고 있는지, 농구장에서 농구공을 발로 차고 있지는 않은지 판단해야 한다.
나도 주식시장 경험으로는 10년차라서 그리 길지는 않다. 그래서 이 경험의 빈 공간을 메꾸려고 시장의 유명한 투자자들이 쓴 책을 간접적으로 읽기도 하고, 국내 주식시장의 여러 경험많은 투자자를 만나고, 자료들을 보면서 내 나름대로 한국 주식시장에 맞게 응용을 해보았다.
한국 주식시장은 약 6가지 리그가 있다.

  1. 트랜드주
  2. 대형주
  3. 중소형주
  4. 초소형주(마이크로캡)
  5. 메자닌주
  6. 테마주

각 리그에서 성공적인 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은 대부분 리그를 옮기게 되면 적응할 때 까지 장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자신이 어떤 걸 투자하는지도 모른채 계속 주식방송과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얻어서 쫓아다니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자산이 망가져있는 걸 깨닫게 된다. 각 리그별 특징을 간단하게나마 알아야 나와 같이 경쟁하는 투자자들을 알 수 있다. 간단히만 소개하고자 한다.


트랜드주

매년 한국주식시장을 핵심적으로 요약할 수 있는 주식이다. 15년 바이오, 화장품, 16년 반도체와 같이 트랜드에 걸리게 되면 해당 업종의 주식들은 대형주부터 소형주까지 대부분 상승하게 된다. 현재 한국주식시장의 평균 PER가 9.5배 수준이다. 트랜드에 걸린 대형주는 보통 40배까지 올라간다. 우리는 아모레퍼시픽이 PER 40배를 찍는 모습을 봤다.
보통 트랜드주 리그는 2번부터 6번까지의 리그에서 특정부분이 떨어져 나와서 트랜드주 리그로 변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 처음은 아주 똑똑한 개미의 거액투자와 그 다음 기관매수에 있다. 아주 똑똑한 개미들은 분명히 있다. 똑똑한 개미가 기업에 대해 먼저 분석하고, 큰 금액을 투자하고, 때로는 그 기업에 필요한 자금줄이 되기도 한다. 이런 역할을 하면서 기업은 더욱 성장가속도를 올릴 수 있다.
그 다음이 기관이다. 기관이라고 해서 다 같은 기관은 아니다. 보통 기관들은 연기금과 투신, 금융투자, 기타금융, 보험, 은행으로 이뤄져있다. 이들 중 트랜드를 먼저 포착하는 것은 각 기관에 있는 젊은 사람들의 몫이다. 특정기업이나 업종이 잘된다고 판단하면 자신이 투자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여력까지 판단하면서 투자를 시작한다. 그러면서 그 업의 변화를 면밀하게 검토를 한다.  나이가 있으신 기관투자자들은 한 업종에 큰 비중을 투자하기 보다는 쏠림현상과 복원현상의 작용-반작용의 원리를 이용해 대형주 위주로 분산된 포트로 트레이딩을 하거나 워렌버핏처럼 기업의 비지니스만 분석해서 길게 가져가는 가치주 투자자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트랜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보다는 트랜드의 쏠림현상을 목격하고, 그 반작용을 이용하려는 역발상으로 대응하기도 한다.
트랜드주가 트랜드에서 빠져나오면서 하락하는 것 또한 매우 무시무시하다. PER 40배에서 PER 10배 중반으로 떨어지는 과정이 보통 일어난다. 한미약품, 아모레퍼시픽을 늦게 투자해서 손실이 큰 투자자들이 지금 그런 상황이다.  그래서 트랜드 주식은 길게 가져갈 것이 못된다.

대형주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이 매일 새로운 싸움을 하는 리그다. 기관은 기관의 성격에 따라 대형주부터 소형주까지 투자할 수 있지만 외국인은 대부분 대형주로만 투자한다. 중소형주를 투자하는 외국인은 극히 일부다. 중소형주 펀드를 운용한다던가 원래는 한국인인데 외국인 창구를 이용해서 투자하는 검은머리 외국인이 중소형주를 좋아한다.
그래서 대형주로 투자하는 개미들은 늘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의 흐름을 신경써야 한다. 특히 대형주는 상승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높지 않다. 어느정도 상승하면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가 매도를 해서 다른 대형주로 갈아탄다. 그래서 대형주를 오랫동안 장기투자하는 개미투자자들이 여기서 피해를 본다. 대형주만 안전하다라는 미신을 굳게 믿는 개미투자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대형주를 아주 길게 투자한다. 보통 이러다 수익은 안나고 세월만 지나간다. 대형주는 트레이딩의 성격이 매우 강하다. 그래서 시장의 상황에 맞게 적절히 트레이딩하면서 새로운 대형주로 수익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2017년 3월 지금 대형주는 왜 강한지 다음 글에서 말하겠다.)

중소형주

대부분의 개미들과 기관투자자가 만나는 리그이다. 기업의 성장성이 역동적으로 확인되는 기업들이 많은 것이 중소형주이다. 그러다보니 성공신화도 매우 많이 나온다. 리더스코스메틱이 4천원부터 12만원이 될 때까지, 컴투스가 2만원에서 19만원이 될때까지 대형주가 보여줄 수  없는 성장의 스토리를 보여준다. 보통 주식투자자(나를 포함)는 이런 성장스토리에 큰 흥미를 느낀다. 시장의 상황을 생각하기 보다는 기업의 비지니스에 집중하여 수익을 내는 투자자들이 보통 중소형주에 많다. 나도 주식투자의 대부분을 중소형주에 투자해왔다. 현명하게만 투자하면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것이 길게 놓고 보았을 때, 가장 수익률이 높다.
미국의 경우 이제까지 통계적으로 대형주의 수익률은 7.8%이고, 중소형주의 수익률은 15.2% 수준이다. 중소형주는 기관투자자로서도 자신의 펀드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그래서 기관이 사는 중소형주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초소형주(마이크로캡)

시가총액 500억 이하의 주식이다. 대부분 경영진의 무능과 허물어져가는 사업으로 인해 회사의 명암이 어둡게 꺼져가고 있는 기업들이다. 이런 것들만 보는 개미투자자들이 있다. 보통 상장폐지를 많이 당하기 때문에 개미투자자들이 자신의 투자금을 다 잃어버리는 일도 매우 많다. 다만 이렇게 작은 주식은 조금만 올라도 수익이 팍팍난다. 이런 매력때문에 작전세력들과 개미들이 같이 꼬이는 주식이다.
이런 주식은 절대 투자하면 안된다.  언제 상장폐지 공시가 나올지 우리는 알 수가 없다. 작전하는 사람들은 모든 스케줄을 짜놓고 투자해서 뉴스도 내놓고, 좋은 공시를 마구 쏟아내서 개미들을 유혹한다. 마치 파리지옥같다. 이런 것만 투자하는 개미들은 이런 공시에 현혹된다. 이런 유혹을 떨쳐내야 한다. 대부분의 망해가는 초소형주는 대표들도 작전세력과 결탁하는 경우도 많다.  자신의 지분을 팔기 위해서는 높은 상승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대표들도 작전세력과의 결탁을 매우 좋아한다. 이런 부분을 경계해야 한다.
초소형주가 다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아주 작지만 경영을 튼실하게 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다만 이런 튼튼한 초소형주는 전체 초소형주의 5%도 안된다. 그래서 망해가는 기업인지 잘 고를 수 있는 선구안이 더욱 필요하다.

메자닌주

외부투자를 받는 주식이다. 제3자배정 CB, BW, 유상증자 공시를 하는 기업을 말한다. 주주배정이 아니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할 요인도 없고, 제3자배정으로 유입되는 새로운 사업자금으로 회사의 비지니스를 더욱 성장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에 메자닌 주식들은 꾸준히 수익이 나기도 한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돈을 빌려와서 사업을 더 크게 만들어야 주가가 훨씬 높게 올라간다. 제3자배정CB,BW는 타인이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기업이 그 돈을 타인에게 빌려 본업을 더욱 강화하던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 아니면 에스엠코어처럼 SK그룹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에스엠코어의 대주주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기업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게 된다. 회사가 달라질 수 있는 새로운 시작이 되는 것이다. 에스엠코어도 대주주가 SK로 바뀌게 되면 SK그룹이 에스엠코어에게 새로운 사업먹거리를 줄 수 있다. 인수전에는 못하던 사업이었다. 그래서 이런 주식은 새로운 주가의 영역으로 간다. 이렇게 메자닌주는 투자자에게 꾸준한 수익을 줄 수 있다.
다만, 단점은 메자닌주의 매력을 알고 있는 작전세력이 이것을 역이용하는 것이다. 보통 최근에는 투자조합이라고 하여 투자자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투자조합만으로 제3자배정 유증을 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작전세력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투자조합의 메자닌으로 주가를 올리려고 하는 시도이다. 이것을 매우 경계해야 한다. 15년~16년에 많은 개미투자자들이 이런 패턴에 당했다. 앞으로는 이런 아픔이 개미들에게 없어야 한다.

테마주

정치테마주, 황사테마주, 에이즈테마주 등등 단타치는 개미들만 모이는 리그가 있다. 이 부분이 가장 인생의 환희와 절망이 심하다. 몇일만에 2배가 되기도 하고, 손실 80%가 되기도 한다. 완전히 단기매매의 리그이기 때문에 장기투자하는 투자자들이 테마주 매매를 했다가 손실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매일 매시간 컴퓨터화면을 보면서 단기매매에 집중하는 개미들만 테마주로 돈을 벌 수 있다. 이것도 몇초 느리면 큰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판단력이 매우 중요하다.  금액이 커지게되면 엄청 큰 스트레스에 둘러싸인다. 지금도 팍스넷에 가보면 반기문테마주로 고생하는 사람이 게시판 도배를 한다. 애초에 테마주에 장기투자를 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 단기투자를 심하게 하는 투자자들만 모여있으니 그만큼 마음의 준비를 많이 하고 임해야 한다. 자기 본업이 있다면 절대 테마주 투자를 하면 안된다.
 
오늘은 각 리그를 간단히 적어보았다. 자신이 어떤 리그에서 투자하고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 된다. 그래야 그에 맞춰서 투자스타일과 투자철학을 만들고 지켜나갈 수 있다. 그래야만 내가 원하는 수익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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